창업뉴스
뉴스 / 칼럼 > 창업뉴스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
[충무로에서] 커피 공화국의 그림자
기사입력 2017.04.17 17:06:27 | 최종수정 2017.04.17 23:35:3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260242 기사의  이미지
"여기요~. 아무도 안 계세요~."

얼마 전 서울 시내 한 커피숍에서 애타게 직원을 불렀다. 두리번거리다가 카운터 옆 다용도실 문틈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직원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주문 안 받으세요"라고 묻자 직원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지금 통화 중이니까 기다리세요"라고 말했다. 점포 450곳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인데 직원의 서비스 정신이 부족했다.
테이블이 20개나 배치된 대형 매장에 직원 1명만 있는 것도 의아했다.

가맹점 매장 관리가 소홀한 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영업이익은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좀 더 저렴한 원두로 바꾸고도 커피 가격을 올려 빈축을 샀다. 게다가 매장 직원까지 불친절해 더 이상 이곳의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았다.

이 매장에서 문득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떠올랐다. 한때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선두주자였으나 무리한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 실패, 가맹점 관리 소홀로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프랜차이즈의 추락은 한순간이다. 가맹점 1곳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겨도 전체 점포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에게는 모든 점포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가맹점 확장은 불가피하지만 매장 수가 늘수록 체계적인 교육을 준수하기는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도 위기 요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은 9만809개(3월)다.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베이커리, 디저트 전문점 등까지 포함하면 10만개를 넘긴다. 여기에 1000원대 편의점 커피까지 가세했다. 특별한 맛이나 서비스 없이 가격 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문을 닫는 커피전문점이 늘고 있다. 커피 소비가 급증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커피전문점이 이제 공멸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원두 원가와 인건비, 매장임차료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장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2012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하루 커피 소비량은 0.33잔(42위)으로 1위 네덜란드(2.4잔), 2위 핀란드(1.8잔), 15위 미국(0.93잔) 등 커피 선진국에는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한국 국민이 마신 커피는 약 250억잔(업계 추정치)으로 10년 전에 비해 25% 늘어났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8조7906억원으로, 3조원대이던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결국 답은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밖에 없다. 남다른 커피로 승부하고 새로운 디저트 메뉴와 서비스를 내세워야 생존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배달앱을 통해 커피와 디저트를 배달하거나 저녁 시간대 맥주를 팔고 `나홀로족`을 겨냥한 1인 전용석을 만드는 고육지책이 나오는데 누가 웃을까.

[유통경제부 = 전지현 차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