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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가격 올리자"…본사는 정부 눈치
임금·물류·배달비 뛰었는데 프랜차이즈 본사는 `미적`
"누가 먼저 올리나" 뒷짐만…가맹점주 독자행동 나설 수도
기사입력 2018.01.10 17:06:42 | 최종수정 2018.01.10 19: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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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세운 경기도 이천 소재 치킨대학에서는 윤홍근 BBQ 회장과 가맹점주들이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난에 처한 가맹점주들이 치킨 제품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윤 회장에게 본사 방침을 재촉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가맹본부와 가맹점들 간 소통과 상생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지역별 대표 가맹점주 38명이 참석해 `동행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참석한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와의 협력보다는 언제 본사가 제품가격을 올려줄 것인가가 더 급했다.
서울 지역 가맹점 대표 중 한 명은 "직원 1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달 인건비 부담이 400만원가량 늘었다"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폐업이 목전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치킨과 피자, 빵, 커피 등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마다 가맹점들로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독촉받고 있지만 정부와 여론 눈치를 살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최저임금발 후폭풍을 겪는 가맹점 사정은 이해하지만 자칫 가격 인상 얘기를 꺼냈다가는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지난해 `갑질`로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외식 물가에 대한 가격 감시까지 선언한 마당에 정당해 보이는 제품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다수 치킨업체들이 길게는 8년간 메뉴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올라 가맹점주들이 연일 제품가격 인상을 결단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타사가 먼저 가격을 올리면 그냥 따라가면 되는데 지금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하루하루가 다급한 처지다. 자기 직원들 급여가 오른 것도 문제지만 외부 용역을 쓰는 배달 대행업체마저 최저임금을 이유로 배달 비용을 건당 500∼1000원씩 올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배달수수료가 지난해 건당 3000원에서 올해 3500원으로 올랐고, 먼 지역은 5000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치킨업계는 생닭을 가정용 치킨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아 가맹점주들에게 닥칠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닭을 가공처리한 도계육 공급가와 물류비용 등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모두 올라 이를 가맹본부가 보전해주지 않는 한 치킨 제조공정의 맨 끝에 놓인 가맹점주들은 가격 인상 피해를 고스란히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빵업계도 가격 인상을 본사에 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작년 말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한 가맹점주는 "장사가 잘되는 매장은 매출의 7~8% 수익이 남지만 올해 인건비 추가 부담으로 이 중 3%가 빠지면 수익률은 4~5%로 떨어진다"면서 "제품 가격이 그대로라면 매장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폐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본부가 가격 인상에 결론을 못 내자 일부 가맹점주들은 비용 압박을 견디다 못해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치킨 매장은 최근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1000원씩 올렸다. 본사 차원의 가격 인상 결단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서둘러 용단을 내린 것이다. 가맹사업 본부가 제시하는 메뉴 가격은 권장소비자가로 강제성이 없어서 본부에 고지한 뒤 스스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BBQ 동행위원회에 속한 가맹점주 대표들은 오는 15일 사측과 동행위원회 1차 회의를 갖는 자리에서 가격 인상을 재차 건의할 방침이다. 만일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맹점주들 스스로 올릴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도 "가맹본부와 가격 인상을 협의해 오는 15일까지 결론낼 것"이라며 "몇몇 가맹점들만 가격 인상을 결의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프랜차이즈 업계도 최저임금 인상 자체는 인정하지만 정부의 강경 방침에 제품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다"면서 "임금 상승을 보전하기 위해 가맹점들에 임대료나 카드수수료를 인하해주는 좀더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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