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뉴스
뉴스 / 칼럼 > 창업뉴스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
[벼랑끝자영업] 불철주야 일해도 신기루 같은 돈…'막다른 길' 내몰려
기사입력 2018.06.10 06:01:1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베이비붐 세대 진출로 자영업 포화상태…하늘 높은 줄 모르는 임대료 1분기 자영업자 부채 증가 사상최대…폐업 속출해 한국경제 뇌관 우려 560만 자영업자들이 작년 한 해 놀지도 쉬지도 못하고 일했음에도 손에 남은 돈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고작 1% 늘었다. 자영업자의 돈벌이가 갈수록 시원찮은 것은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데 너도나도 생계형 창업에 나서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내수가 좋지 않아 매출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올라 자영업자들을 옥죈다. 폐업률이 창업률을 앞지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7월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면 직장 회식도 줄어 자영업자의 매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며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그야말로 자영업자는 '막장'에 내몰린 양상이다.



◇ 자영업자 증가하면 영업잉여 감소…이미 시장은 포화상태

1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영업잉여 증감률은 자영업자 수 증감률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자영업자 영업이익 증가율이 2.9%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았던 2013년에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1.1% 줄었다.

영업잉여 증가율이 2년 연속 2%대를 기록한 2015년(2.1%)과 2016년(2.3%)엔 자영업자 수는 각각 1.7%, 0.2%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 증가율 1.0%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전년 대비 하락 폭(-1.3%포인트)이 컸던 작년엔 자영업자 수는 1.2% 늘어 2012년(2.0%) 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영업자 수와 영업잉여가 이같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자영업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대인 저성장 국면에서 내수가 부진하자, 경쟁 정도에 따라 수익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준비가 안 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음식점 등의 창업에 뛰어들며 자영업 시장이 포화에 이르게 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가 부족해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성장률이 낮아 소비가 잘 안 돼 자영업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 탓에 자영업자는 휴일도 없이 일하며 제대로 쉴 수도 없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소상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한 달에 평균 3일 쉬고, 하루에 평균 10.9시간 일했다. 개인 시간은 1.4시간에 불과했다.

◇ '둔기 폭행' 이어진 자영업자 임대료 문제…폐업률도 치솟아



죽도록 일하지만 돈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알처럼 모이지 않는 이유로 자영업자들은 임대료를 지목한다.

'둔기 폭행'이란 비극적인 결말이 난 서울 종로구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건도 임대료 문제가 발단이었다.

2016년 상가를 매입한 건물주 이모(60) 씨는 종전 월 297만원이던 임대료를 1천200만원으로 4배가량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임차인 김모(54) 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양측간 명도 소송과 강제집행이란 갈등이 이어졌고, 지난 7일 김씨가 이씨에게 망치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비극이 발생했다.

임대료는 특히 자영업자들이 주로 임대하는 소규모 상가에서 상승 폭이 컸다.

서울지역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2015년 3분기 15만3천700원에서 작년 3분기 17만3천원으로 2년 새 12.6% 올랐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20만300원에서 19만5천600원으로 오히려 2.3% 하락했다.

자영업자의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폐업률이 창업률을 앞지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전문기업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전국 8대 업종 폐업률은 2.5%로 창업률(2.1%)보다 높았다.

특히 음식업종은 폐업률 3.1%, 창업률 2.8%로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했다.

영업잉여 증가율도 낮지만 손에 쥐는 소득 자체가 높지 않다. 금융감독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6년 자영업자의 60%가 연평균 소득이 4천만원을 넘지 못했다. 20%는 한해 1천만원도 벌지 못했다.

자영업의 3년 생존율은 2010년 40.4%에서 2015년 37.0%로 떨어졌다.

청년 실업난에 자영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의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작년 발간한 고용이슈 9월호를 보면 청년(23∼37세)의 자영업 지속기간은 평균 31개월에 불과했다. 창업 후 2년도 안 돼 폐업하는 경우는 55.3%에 달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이번 정부가 진정한 진보 정부라면 임대료를 내리는 미끼로 건물주의 재산세를 깎아주는 등 자영업자의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영업자 대출 증가 '뇌관'…주 52시간제도 자영업자에겐 악재



사면초가에 몰린 자영업자의 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자영업자 대출은 2조4천억원 증가한 298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1월 1조5천억원, 2월 2조4천억원, 3월 2조9천억원으로 확대되며 1분기 증가액은 한은이 2005년 1분기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를 보였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으로 이같이 늘어난 부채는 영세한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을 날릴 위험이 크다.

영세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작년 6월 기준 음식점이나 여관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차주가 연체할 확률은 4.13%로, 부동산·임대업(0.73%)의 5.7배에 달했다.

많지 않은 소득에서 이자 부담이 늘면 밑지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고, 이자를 내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될 수 있다. 일종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출이자율이 0.1%포인트 오르면 도·소매업과 수리 및 기타서비스업의 폐업 위험도는 7∼7.5%, 음식숙박업은 10.6% 증가한다.

향후 전망도 자영업자에게는 우울하다.


정부는 7개월째 '경제회복흐름'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민간 연구원이나 전문가들은 이미 침체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통계청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등도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어 불황의 긴 터널이 찾아올 가능성이 작지 않다.

7월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저녁 시간대 직장 회식이나 거래처 접대 등을 줄여 자영업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장 회식이라는 독특한 문화로 저녁 시간대 음식점 수요가 높았는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수요가 크게 줄어 큰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며 "자영업자에서 밀려나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아 취업하기도 쉽지 않은 말 그대로 '막장' 상태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s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신기사


프린트 구분이미지 이메일 전송 구분이미지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