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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몰린 자영업자 "내 수입빼곤 다 올라…말라죽는 느낌"
영세자영업자, 임차료·최저임금·재료비 인상 `3중고`
기사입력 2018.07.11 17:51:11 | 최종수정 2018.07.12 15: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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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경기 긴급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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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황학동 중고 주방용품 업체에 팔리지 않은 중고물품이 쌓여 있다. [한주형 기자]

영세 자영업자들이 `임차료 인상, 최저임금 인상,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외식산업 관련 경제지표가 모든 부분에서 악화 일로에 있는 데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장사하기 더 힘들다"는 곡소리가 나온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서울 일산 등지 음식점이 밀집한 지역을 방문 취재한 결과 취재에 응한 모든 자영업자가 "폐업 직전 한계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식당 운영을 어렵게 하는 공통적 원인으로 급격한 임차료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을 꼽았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 인근에서 14년째 부대찌개 가게를 운영 중인 정 모씨(59)는 "먹자골목이 유명해지면서 인근 임차료가 급격히 올랐고,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 증가에도 과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종업원을 (친·인척으로) 최소화하고 버티고 있지만 요즘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정씨 가게 임차료는 5년 전에 비해 50%가량 올랐지만, 매출은 30% 감소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20년째 백반집을 운영 중인 장 모씨(60)도 "장사를 처음 시작한 199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한숨지었다. 이어 장씨는 "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등 거의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는데 오로지 매출만 줄어들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는 자영업자들이 한 방에 팍 망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요즘은 서서히 말라죽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전격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도 외식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시름만 안겨주고 있다. 직장인들 근무시간이 줄면 자연스레 회식도 감소해 식당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나 모씨(32)는 "경영난을 가속화하는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지만 직장인들의 주 52시간 근무로 당장 회식이 줄어들까 걱정"이라며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지겠지만 전월보다 단체예약이 뜸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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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 고전하기는 의류·야식 업계도 마찬가지다. 두 업계는 수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중간 유통 비용을 절감한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에 직접 타격을 받았다. 2010년 이후 급성장을 이어온 온라인 패션몰과 배달앱 뒤에는 이들 오프라인 매장의 눈물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오프라인 의류업체에서 일하는 이 모씨(41)는 "5~6년 전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의류 쪽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많이 받았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매장에 비해 가격·편리성 측면에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해마다 판매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간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이 각광받으면서 기존 오프라인 의류 매장은 찬밥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서울 중구에서 8년째 중식당을 하고 있는 이 모씨(59)는 "최저임금 인상과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로 매출과 수입이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감소했다"면서 "배달이 중요한 외식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인건비를 원래 높게 쳐주는 편이라 올해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직원 한 명당 30만원씩 월급을 올려줬다"고 말했다.

배달앱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 수단이 됐지만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자영업자들에게 손해로 돌아가고 있다.

이씨는 "Y업체는 12%, B업체는 3~6%라는 높은 수수료를 받지만 젊은 층 고객을 놓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상가정보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관광·여가·오락, 부동산, 생활서비스, 소매, 숙박, 스포츠, 음식, 학문·교육) 폐업률은 2.5%로, 창업률(2.1%)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생겨나는 업소보다 사라지는 업소가 많았다는 얘기다. 특히 음식 업종은 폐업률 3.1%, 창업률 2.8%로 8개 업종 중 창업·폐업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희래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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