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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샤인 김효미 대표 "사투리 디자인 팬시문구, 지역명물됐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하는 청년창업
출산 후 10년 직장 나와
그래픽디자인 기업 창업
팬시문구 브랜드 `역서사소`
광주 송정역시장에 매장 열어
기사입력 2018.09.13 17:09:52 | 최종수정 2018.09.18 13: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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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미 바비샤인 대표가 문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겁나게 감사한 이 맴을 어찌고 다 말한다요.`

주류업체 보해가 지난해 소주병에 사용한 카피 문구다. 상대에게 술을 따르며 감사한 마음을 정감 있는 사투리로 전달했다. 카피 문구를 만든 기업은 이제 창업 5년 된 그래픽 디자인 기업 `바비샤인(Bobbishine)`이다.

김효미 바비샤인 대표(37)는 조선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주지역 디자인 기업에서 10년가량 일했다.
이때만 해도 창업할 생각은 없었지만 결혼과 출산으로 삶이 달라지게 됐다.

김 대표는 "출산 후 복귀하자 회사에서 육아를 배려해 퇴근시간을 30분가량 앞당겨줬다"며 "하지만 임금도 줄어들어 고민 끝에 퇴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하 직원 5명을 두고 팀장 역할을 해야 하는데, 30분씩 일찍 퇴근하면서 팀장 역할을 해나가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퇴직 후 프리랜서로 가정에서 육아와 함께 컴퓨터 한 대를 놓고 그래픽 디자인을 계속해 왔다. 얼마 후 학교 후배가 작은 디자인 회사를 차리는 데 같이하자는 제안이 왔다고 한다. 경력단절여성으로서 재취업보다 창업이 낫겠다고 판단해 작게 공동 창업했다. 처음에는 직원 없이 두 명이 시청, 지역 문화재단, 민간기업 등에서 의뢰받은 각종 홍보물 제작이나 행사 프로젝트 등을 기획했다. 그래픽 디자인 솜씨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감이 늘어나자 어느새 고용 직원도 3명으로 늘어났다.

김 대표는 "따로 영업 마케팅을 열심히 한 것도 아닌데, 한 번 이용한 고객은 계속 거래하며 다른 고객을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순탄할 것 같은 창업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한 번은 연간 계약을 하고 있던 지역 건설사가 부도가 났다고 한다. 바비샤인은 아파트 분양 팸플릿 등을 제작해 왔는데, 회사 부도로 대금 1억원가량을 받지 못하게 됐다. 김 대표는 "창업할 때도 은행 대출 없이 시작했는데 이때 처음으로 큰돈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며 "이런 리스크에 대비해 평소 이익을 조금씩 저축해 놔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외부 홍보물을 주로 제작하던 바비샤인은 창업 2년 차인 2015년 자체 브랜드인 `역서사소`를 론칭했다. 노트, 다이어리, 엽서, 달력 등 종이 문구에 지역 말(사투리)을 디자인으로 시각화한 팬시 제품을 출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청년상인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광주송정역 맞은편에 있는 `1913광주송정역시장`에 별도 매장도 열었다. 소진공은 전국 12개 전통시장에 청년몰을 조성해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에 대해 임차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팬시 문구로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차별된 경쟁력을 많이 고민했다"며 "기존 문구 시장은 다이소, 알파 등 큰 기업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역서사소`만의 디자인 제품을 만들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지역 카페·레스토랑 등에 팬시 기념품으로 납품하다 이제는 교보문고, 아트박스 등 문구전문점에도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말이면 시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매장 판매도 하지만 온라인 전문몰에서 받는 단체·개인 주문이 더 많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일본 디자인 박람회에 참가해 좋은 반응도 얻었다. 현지 문구점에서 일본 지역 사투리로 디자인해 제품을 팔기도 했다. 하지만 국외 판매는 소량 판매로는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여서 당분간 국내 시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올해는 `전라도 1000년`을 기념한 보해양조 소주 브랜딩과 광주광역시가 진행한 `광주 청년드림` 사업에서도 홍보 컨설팅과 디렉팅을 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연 매출 4억~5억원 선인 창업 초기 기업이지만 일부에서 프랜차이즈 사업 제안이 들어온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화에 대해서는 아직 할 마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자신처럼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경단녀들에게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자신은 육아를 위해 퇴직했고, 창업 역시 재취업보다 육아에 필요한 시간을 내기 쉬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창업 후 직원을 고용하면서 갈수록 책임감이 커져 일도 더 바쁘고 퇴근 후 가정으로 업무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개인 창업을 하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막상 창업하면 책임감 때문에 생각과는 다르다"며 "가족에게 창업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도움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된다"고 조언했다.

[광주광역시 =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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