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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문 연 음식점 이자도 못내…줄폐업에 금융권 긴장
벼랑끝 생계형 자영업자
가구당 평균 채무 1억원
상용근로자 1.4배 달해

전체 대출중 2금융권 비중
2013년 25% → 31% 급증
경기둔화·금리인상땐 충격
기사입력 2018.11.05 17:53:43 | 최종수정 2018.11.06 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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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 대출 600조 육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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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대출이 6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경기 부진 등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속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한 치킨집 간판에 폐업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재훈 기자]

영세 자영업자를 상대로 20년 가까이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해 온 서울 강남 A캐피털사는 최근 에어컨 할부상품의 금리를 올렸다. 할부 대출로 에어컨과 냉장고 주방시설을 구입해 가게 문을 열었던 음식점들 폐업이 속속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내부 위험 관리 수준인 2%까지 치솟은 것이다.

A캐피털 대리점주는 "우리 고객 중에는 이미 저축은행 대출도 거절받은 사람들이 있어 돈을 떼이지 않을까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5일 `소상공인의 날`을 맞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각종 행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자영업자들은 우울하기만 하다.
국세청이 지난달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총 83만7714명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광업(111.8%)을 제외하면 음식점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신규 사업자 대비 92.7%, 가동사업자 대비 18.8% 폐업률을 기록한 것이다. 음식점 한 곳이 문을 열면 기존 한 곳이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신규 대비 폐업률은 도매업(90.9%) 제조업(88.8%) 소매업(88%) 순이었다.

음식점업과 소매업은 자영업자 중에서도 생계형 가구가 집중돼 있는 업종이다. 이들은 사업 규모가 작아 금융부채 규모가 크지 않지만, 소득 대비 부채 비중이 매우 높다.

금융연구원이 올해 2월 내놓은 `가계부채 부실화 가능성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자의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4700만원 수준인 데 비해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2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생계형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78.7%인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다. 30일 이상 연체를 경험한 가구 비중도 생계형은 9.8%로 비생계형 (3.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부채를 보유한 자영업자들 가구당 금융부채 규모는 1억222만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 7159만원에 비해 약 1.4배나 높았다.

600조원으로 치솟은 자영업 대출이 부실마저 심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마저 예고돼 자영업 대출 상당수가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지난 몇 년간 거시경제 상황이 좋던 시기에 소득이 낮고 불확실한 개인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영세 자영업에 진출해 왔다"며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 이들이 가장 먼저 부실위험 차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신용도가 높거나 담보가 확실해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집행하는 시중은행에서도 자영업자 연체율이 일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KEB하나은행 개인사업자대출(소호) 연체율은 0.35%로 직전 분기 0.29%, 전년 동기 0.3%보다 높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도와 부실을 미리 관리하기 때문에 연체율 수치는 높지 않다"면서도 "전 분기 대비 상승세나 액수 증가를 보면 자영업자의 채무부담이 크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영업 차주 중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비중이 늘어난 점도 불안 요소다.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자영업자가 보유한 사업자대출·가계대출 등 총액은 올해 2분기 현재 590조7000억원인데, 이 중 31%인 183조원이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대출액이다.

2013년 말 87조원(25%)에서 액수와 비중 모두 크게 늘어 역대 최대치다. 은행과 비은행 등 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중복대출` 비중도 전체 잔액 중 83%인 494조5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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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총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은 다른 업종 종사자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66.8%에 달했다. 자영업자가 진 부채 규모가 소득의 약 1.7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상용근로자는 107.8%, 무직 등 기타 업종은 104.5%, 임시·일용근로자는 79.3%에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도 자영업자가 34.9%로 가장 높았다. 100만원을 벌면 35만원가량을 빚 갚는 데 쓴다는 얘기다. 상용근로자는 22%, 임시·일용근로자는 17.4%로 자영업자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자영업자들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 채무조정 신청과 파산 접수 사례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채무조정 신청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 10월 11.2%에 달했다. 2016년 10.6%, 2017년 10.7%와 비교할 때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접수 건수도 3분기에 1만938건에 달하며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1만명 선을 넘어섰다.

[김강래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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