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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대표
<인터뷰>
기사입력 2017.12.07 09:54:57 | 최종수정 2017.12.07 09: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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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런 변칙

<외고집설렁탕> 박동원 대표

변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작은 변화들을 겁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고집, 같은 맛과 모습을 지키는 것만은 아니다. 이한주 기자



2대를 이은 40년 설렁탕

‘뭐 얼마나 어렵겠어.’ 박동원 대표가 머리로 그려봤던 설렁탕집 일은 딱 그 정도였다. 익힌 레시피대로 공식처럼 끓여내면 될 줄 알았던 음식. 딱 그만큼만 하면 어머니가 해왔던 대로, 그가 먹고 자라왔던 맛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가마솥 앞에 선지 어느덧 10년. 예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벗어났다.
어떤 일도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지만, 매일 끓여내는 설렁탕에 이만하면 됐다는 느낌 한 번 받아본 적 없었다. 1976년부터 40년 넘게 이어온 어머니의 시간, 그리고 <외고집설렁탕>의 국물 맛을 잇는다는 건 생각보다 무거웠다. 4년 전엔 대치동 점포를 여동생 내외에게 맡기고 어머니와 판교에 새 터를 잡았다. 이름난 식당이라 해도 낯선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는 건 또 다른 노력과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던 일. 욕심내진 않았다. 손님이 길게 줄 서는 겨울에도 끓여내는 설렁탕 양은 하루 300인분. 꼭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담백함, 박동원 대표가 낸 국물엔 그런 맛이 녹아 있다.

변칙할 때 더 가치

기존의 것을 벗어던지는 혁신, 그리고 인고로 버텨낸 전통. ‘변화’의 가치 평가엔 두 가지 잣대가 있다. 특히 오래된 식당에게 있어 전통을 지키는 건 가장 값진 가치다. 한결같은 맛, 여전한 모습. 시간을 잇는다는 건 그래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매번 똑같은 맛을 낸다는 건 불가능해요. 아니, 그래선 안 되죠. 뼈와 고기 넣고 고아내면 설렁탕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고기가 훌륭할 땐 고기 양을 더 높이고, 뼈가 좋은 날엔 뼈를 더 많이 넣죠. 물 양, 불 세기, 끓이는 시간도 달라져요. 알면 알수록 끓이면 끓일수록 설렁탕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요.” <외고집설렁탕>의 맛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같은 맛을 낼 수 없어서라기보다 같은 맛을 내선 안 되기 때문이라는 데 더 가깝다. 손님상에 내놓은 뚝배기 무게도 모두 다르다. 고기를 좋아하는 고객에겐 고기를, 국물 맛을 즐기는 고객에겐 국물을 더 담는다. 10년이 흐른 지금도 먼 주방에서 빈 뚝배기를 유심히 관찰한다. 더 흥미로운 점은 지금도 설렁탕을 연구 중이라는 것. 쉬는 날에도 새로운 방법으로 가마솥에 불을 올리는 것은 물론, 괜찮다는 설렁탕 집은 언제고 찾아가 맛본다. 유일하게 타협하지 않는 부분은 식재료뿐이다. 횡성한우, 국내산 김치 재료, 소금까지 질 좋은 원재료 선택만큼은 고집스럽게 지킨다.

변화를 피하는 것보다 최선을 택하는 것. 장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수많은 변수와 변칙에 능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매일 같기 위해 매일 달라질 수도 있어야 하는 마음가짐, 그가 설렁탕에서 찾은 답은 이렇다.

설렁탕도 트렌드 반영한 음식

“설렁탕도 트렌드가 있어요. 맛, 제공 방식 그 어떤 면에서도 그렇죠. 요즘 설렁탕의 추세는 맑은 국물이에요. 일명 ‘강남설렁탕’이라 부르는 스타일이요. 특히 요즘 젊은 층에겐 진한 뼈 육수보다 맑고 깔끔한 고기육수의 선호도가 높아요.”

뽀얀 국물이 익숙한 이들에게 이곳 설렁탕은 조금 낯설게 느껴질 만하다.
담백하고 맑은 국물에 쫄깃한 아롱사태까지, 기존에 알고 있던 국물 맛과는 조금 다르다. 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원형, 정통성 같은 이야기는 별 의미가 없다. 설렁탕과 시대 흐름을 함께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한 그릇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충분하니까.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전통은 뒤처지게 마련이다. 원래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만을 바란다면 욕심에 지나지 않는 법. 설렁탕집다운 모습으로 더 오랜 시간을 이어가고 싶다는 박동원 대표의 바람, 지나치지 않다.

[ 제 공 : 월간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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