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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네이밍은 어떻게 만들지?
<콘셉트&브랜딩>
기사입력 2017.02.16 14:00:51 | 최종수정 2017.02.16 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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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셉트 기획 & 단계별 연상과정

식당 이름은 꽤 중요하다. 그냥 멋있기만 해서도, 너무 어려워서도 안 된다. 운영자의 성향과 특징, 가치관 등이 담겨있어야만 콘셉트와 브랜딩도 제대로 잡아나갈 수 있다. 정언랑

멋있는 이름, 아무거나 생각해봐(?)



“음식 만드는 것엔 자신 있는데, 음식점 이름을 지으려니 너무 어려워요.”

이미 가로수 길에 매장을 2개나 성공적으로 오픈, 운영했던 전상진 대표. 그가 옥수동에 새로운 가게를 또 오픈한다며 나를 찾아왔다.
음식을 만드는 실력이나 경력, 그 어느 면에서도 부족함 없는 그였지만 막상 옥수동 주택가 골목 한적한 곳에 매장을 오픈하려니 상호에서부터 콘셉트 등에 이르기까지 뭘 어떻게 시작하고 준비해야할지 두려움과 불안함이 앞섰다고 한다. 당시, 브랜드 전문가도 아닌 나를 찾아온 이유는 순전히 ‘아이디어가 많을 것 같아서’였다.

사실, 매장오픈을 준비할 때는 아이템이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이름을 상호로 결정하거나 지인들과의 가벼운 토론을 통해 돌발적으로 네이밍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꽤 괜찮은 상호가 나올 때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진정 좋은 이름엔, 식당 사장의 가치관이 담겨있다



‘음식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해 이름 짓는 일을 너무 쉽게 혹은 만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면 그 반대로, 상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아 선뜻 무엇을 판매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거나 공감이 안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나는 상호를 짓기 전에 반드시 매장의 위치를 살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업을 하고자 하는 주인공과의 인터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진정 좋은 이름’이란 그 주인공의 생각과 가치관, 더 나아가 이 일을 대하는 이유와 소명이 담겨있어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일이 내겐 중요했다.

인터뷰도 할 겸 전상진 대표를 만나러 공사현장을 찾아갔다. 매장 위치를 확인하는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옥수역의 역세권이라 말할 수는 있으나 아파트 담벼락 안쪽, 막다른 골목 깊숙이에 덩그러니 있는 1층짜리 주택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옥수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익혔다. 1970~1980년대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옥수동이 지금은 한강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금싸라기 땅으로 탈바꿈했다. 고급 브랜드의 아파트들도 위용있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옛 정취가 남아있어 정감이 가는 동네다. 전상진 대표와 그의 아내는 둘 다 요리사 출신. 가로수 길 매장을 닫고 굳이 이 동네로 들어오는 이유는 아주 심플했다.

“돈 버는 것도 좋지만 애들 크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이런 소박한 바람을 묵직하게 마음에 담아 내가 잡은 방향은 이러했다.

* <부부요리단> 콘셉트 기획을 위한 5가지 방향

① 음식을 만드는 실력은 있으니 시간이 흐르면 단골들이 늘어날 것이다.

② 하지만 음식점의 위치가 워낙 외진 곳이라 매장 오픈 직후의 초반승부가 중요하다.

③ 불리한 입지, 그러나 메인도로에서 멀리 보이는 곳이니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④ 먼발치에서 보일 때 한편의 아기자기한 그림이 되어 도보이동을 유도해야 한다.

⑤ 남편과 아내는 롯데호텔 셰프 출신. 주인장이 전문가라는 인식을 알려야 한다.

* <부부요리단> 네이밍, 단계별 연상 과정

① 음식을 잘 만드는 부부 +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시작한 사업 = 부부식당

② 결정적인 순간에 손발이 척척 맞는 명콤비 = 부부사기단

③ 부부식당 + 부부사기단 = 부부요리단

이런 방향으로 팀 회의를 하며 상호명의 후보군을 고민하고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들이 부부라는 점,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동네로 들어왔다는 점 등을 중심으로 ‘부부식당’의 키워드를 뽑아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평소엔 서로 원수처럼 지내다가도 중요한 순간엔 손발이 척척 맞는 명콤비 ‘부부사기단’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음식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부부, 그리고 명콤비 부부사기단의 이미지를 연결시킨 것이 바로 <부부요리단>이라는 이름이었다.

이 네이밍은 얼핏 순간적인 발상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이것저것을 떠올리다가 운 좋게 생각해낸 것이라기보다는 이들이 지닌 특징들을 키워드로 만들어 하나하나 모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브랜딩의 전형이다. 이처럼 브랜드란, 하나의 유기체를 만드는 과정이며 그 안에 담길 유전적 데이터를 찾는 일이다. 음식점을 운영하게 될 당사자의 꿈과 목표, 그리고 가장 잘 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에서부터 모든 키워드는 의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 제 공 : 월간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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