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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고객체험 공유의 場으로 매장의 개념이 확 바뀐다
기사입력 2017.07.03 09: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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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비(Boothby)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의 실험 내용을 들어보자. 실험실에 들어선 참여자는 처음 만난 사람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다. 참여자가 주어진 초콜릿을 맛볼 때 그 사람은 같은 행동을 하거나 다른 행동(예술품 관찰)을 하도록 설정됐다. 두 상황에서 초콜릿에 대한 반응은 어떻게 달라질까?

참여자들은 다른 사람과 초콜릿을 함께 먹을 때 훨씬 더 맛있다고 평가하며 호감을 보였다. 더 비싼 초콜릿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이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한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면 그 가치가 커진다는 의미다. 콘서트에서 음악을 듣거나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공유된 경험은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한다. 부스비 교수는 이를 ‘경험 공유의 증폭 효과’로 설명했다.

혼밥, 혼술이 익숙한 1인 소비 시대지만 경험 공유의 가치 또한 커진 듯하다. 유사한 취향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기도 한다. 최근에는 도심 속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지식과 휴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부상했다.

인터넷, 모바일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은 브랜드를 체험하고 공유하는 장소로 진화 중이다. 가정과 직장에 이어 ‘제3의 공간’을 제공한 스타벅스식 전략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메이시스, 랄프로렌 등 판매에 치중하던 대형 백화점, 명품 매장이 속속 사라지고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뉴욕 매장은 각각 농구 코트, 축구장으로 변신했다.

신선한 현지 재료만을 사용하는 샐러드 전문점 스위트그린(Sweetgreen)은 탄산음료, 베이컨 등 당분이 많거나 순수 식재료가 아닌 음식은 취급하지 않는다. 또 ‘우리는 절대 배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브랜드 철학에 공감하는 직원과 고객이 매장에서 만나 대화하며 경험을 나누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 주문이 가능한 앱을 출시했지만, 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은 매장 입지를 결정하기 1년 전 시범 쇼룸을 먼저 오픈한다.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운동 습관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최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문화 강좌,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한다. 정식 매장이 개장되면 피트니스 전문가들이 클래스를 운영하며 브랜드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 스포츠웨어 판매점을 넘어 건강한 삶에 관한 지혜를 나누고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이다.

기업들이 고객과의 어울림, 경험 공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에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개성 표출 욕구가 강하면서도 브랜드를 선택할 때는 타인의 눈길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만 이북(ebook)보다 종이책을 선호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접촉을 중시하는 아이러니한 성향을 지닌다. 한국의 첫 애플스토어가 이르면 올해 내 개장된다는 소식에 많은 고객들이 반색하는 배경에는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물론 선망하는 브랜드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설렘이 있다. 부스비 교수의 두 번째 실험은 쓴맛이 나는 초콜릿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다른 사람과 쓴맛의 경험을 공유한 참여자는 더 큰 불쾌감을 느낀다는 점이 발견됐다. 대다수 기업들이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지만 일방적인 제품 전시나 화려한 외관 꾸미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체험은 오히려 심각한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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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14호 (2017.06.28~07.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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