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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영칼럼] ‘제로 페이’ 실험 성공할까
기사입력 2018.08.20 11: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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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값을 손 위의 휴대폰으로 지불한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페이 전쟁’이 벌어진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IT 기업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삼성페이와 LG페이도 만만찮은 실력을 선보인다.
게다가 ‘관제(官製) 페이’까지 등장한다. 서울시와 부산시, 인천시,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너도나도 결제 시스템을 추진한다. 우후죽순식 핀테크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다.

페이마다 기반 기술이 다르다.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삼성·LG)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네이버·페이코), QR코드(카카오) 방식이 각축전을 벌인다. QR코드 방식은 구매자가 스마트폰 앱을 켜고 판매자가 생성한 판매대금 QR코드를 찍은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된다. 중국에서는 ‘거지도 휴대폰 QR코드로 동냥을 받는다’고 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QR코드 방식은 체크카드와 기능이 흡사하다. 하지만 신용카드사 망을 거치지 않는다. 그래서 실물카드나 결제 단말기(POS)가 필요 없다. 대금 결제 과정에서 카드회사와 밴(VAN)사, PG사 등 중간 단계가 배제되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의 이점을 갖는다. 서울시가 12월께 도입하려는 ‘서울페이’는 QR코드 방식 공공 결제 시스템이다. 특히 서울시는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서울시는 65만 소상공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은행과 결제 플랫폼 사업자 등 참여 기관에 가맹점 등록 정보를 제공, 결제 수수료가 ‘0’이 되도록 정산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서울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소득공제율을 신용·체크카드보다 높은 40%로 적용하는 동시에 문화·체육시설 할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가 신용카드 의무 수납제를 폐지하면 서울페이는 힘이 배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가맹점이 다른 카드 수령을 거부하면서 수수료가 0%인 서울페이로 대금을 결제해줄 것을 고객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 “관 주도 서비스 비용을 민간 회사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서울페이에 쏟아진다. 서울시는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은행 등 민간 참여 기관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사실 서울페이에 참여하는 은행은 계좌이체 수수료를 정상적으로 받을 수 없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압력을 받는 카드사의 영업 기반은 갈수록 위축될 전망이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착한 페이’라지만 소비자가 호응할지도 변수다. 소비자는 후불 결제인 신용카드 이용 시 무이자 할부 혜택, 각종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 계좌에 돈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직불 방식 서울페이를 소비자가 얼마나 이용할지 의문이다. 또한 카드 리더기에 대거나 꽂기만 하면 되는 기존 간편결제 방식보다 QR코드는 처리 속도와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내놓은 NFC 방식 간편결제 서비스 ‘저스터치(JUSTOUCH)’가 가맹점 유치에 난항을 겪는다.
이 와중에 지방정부가 나서는 것이 핀테크 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는 혁신 여부에 달렸다. 지급결제 플랫폼에서 혁신의 성패는 가맹점, 소비자, 다양한 참여자의 협력과 상호작용에 좌우된다. 지방정부의 무리한 금융사업은 자칫 은행과 카드사의 영업활동만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간국장·경제학 박사 kyh@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2호 (2018.08.22~08.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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