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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백조가 된 매생이
기사입력 2018.10.13 0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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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 쩔고 구차한 변명과 실속 없는 노~력에 헛다리 짚는 실력까지 대단….` 얼마 전 TV 드라마의 스펙 낮은 직원을 향한 일침이다. 왜 이게 소상공인의 탄식으로 들리는지 모르겠다. 작은 크기, 짧은 업력이면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데. 함께 힘을 합치면 분명 멋있는 백조가 될 텐데.

3월 필자가 한 협동조합을 찾았다. 완도의 매생이가 백조를 낳는 곳이다.
매생이가 도시로 떠난 젊은이를 다시 돌아오게 했다. 내년엔 매출 50억원을 기다린다. 많은 협동조합이 한숨 짓는데 유독 이곳이 4년 만에 14배로 키울 수 있었던 데는 남다른 비법이 있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없는 설비는 정부가 힘을 모았다. 시대를 앞서 흐름을 읽는 기술도 개발했다. 1인 가구를 위해 육각형 매생이 블록으로 가공한 간편식이다. 봉지 뜯고 물 부어서 끓으면 밥만 넣으면 된다. 많은 소상공인이 1인 가구에 둔감한데, 이들은 달랐다.

구매자가 오기만 기다리지 않고 판로를 개척했다. 젊은이들 마음을 잡기 위해 홈쇼핑,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까지 공략했다. 의심의 눈길도 있었지만 커져가는 건강식 분위기로 지난해 홈쇼핑에서만 9회를 완판하며 5억개를 팔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있다. 혼자만으로는 계속 성공할 수 없다. 매생이 공급자에게 물량을 보장하면서도 시세보다 좋은 가격으로 구입했다. 꾸준한 물량을 고정가로 판매하는 협동조합이기에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공급자와 제조자가 상생을 끌어낸 것이다. 어디서든 상생이 승리의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기본으로 돌아가라)`해야 한다.
아직까지 우리 문화는 협동조합 7대 원칙 중에서도 민주적 관리, 자율과 독립의 균형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것에서 협동조합의 성공·실패가 갈리지 않나 싶다.

이 같은 교훈들, 기업가 정신을 통한 차별화, 적극적 판로 개척, 공급자·수요자의 상생,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의 힘이 합쳐지면 소상공인 협동조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이 지역 특산물을 살려내고, 지역이 발전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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