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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새 길 찾아가는 한국 무인 편의점
기사입력 2018.11.29 00:05:02 | 최종수정 2018.11.29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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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한 달 전 작성했던 취재수첩을 다시 꺼냈다. 한 달 전 유통부로 발령 나면서 제일 먼저 한 것이 평소 궁금했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직접 가서 체험해 본 일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국내 최초 무인 편의점이다. 정맥 인증 결제 시스템(핸드페이)을 도입해 고객이 손바닥을 대면 바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해 화제가 된 곳이다.
궁금함과 설렘은 곧 실망과 허탈함으로 바뀌었다. 편의점 출입구는 완전 개방된 상태였다. 정맥 인증을 위해 손바닥을 올려 놓아야 출입이 가능한 `스피드 게이트`는 그냥 열려 있어 정맥 인증 없이 아무나 출입이 가능했다. 무인 매장은 직원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그냥 직원만 없는 무늬만 무인 편의점인 수준이었다.

정맥 인증 시스템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정맥 인증을 하려면 실물 롯데카드가 있어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카드 신청 후 발급받는 데 최소 1~2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처음에는 롯데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편의점이 위치한 31층에 푸드코트가 생기면서 일반에 개방했다. 롯데카드가 없는 편의점 이용객들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미국 `아마존 고` 모델과 중국 빙고박스 모델 사이에서 길을 잃은 모습이다. 무인 마트 아마존 고에 대해 한국에서는 무인화만 관심을 두지만 아마존 고는 고객 편의성을 최대화해 빅데이터를 모으는 게 주 목적이다. 반면 빙고박스는 빅데이터를 포기하고 비용을 낮추는 게 주목적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짜깁기 모델이다. 가격을 낮추는 무인 매장이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정맥 인증을 도입했다. 아마존처럼 빅데이터를 모으는 모델도 아니다. 방문객이 31층 푸드코트에 올라가려면 휴대폰 번호를 주고 방문증을 받아야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는 거리가 있다.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를 달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롯데의 무인 편의점 도전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편리하지 않고 업주 입장에서는 보안이 취약하며 설치 가격이 비싸다. 롯데카드 매각과 함께 무인 편의점의 핸드페이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통경제부 = 김기정 기자 kijungk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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